인터뷰 / 조병순 강동물류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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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조병순 강동물류 이사

  • 물류신문 석한글 기자  
  • 입력 2019.02.2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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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 통해 모든 차주들의 든든한 친구가 될 것”

사회가 더욱 치열해지고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친구란 존재는 더없이 소중하다. 특히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의 좋은 친구, 좋은 동료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많은 기업이 멘토-멘티 시스템, 교육 등을 통해 사원 간 화합,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지입화물차 차주들의 경우 불규칙한 배송 시간과 서로 다른 근무지 등의 업무 특성으로 동료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기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업무상의 문제가 발생하거나 고민이 있을 때 함께 나눌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다.

강동물류 조병순 이사는 지입차주들의 더 나은 근로환경과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차주를 만나 소통하고 때로는 인생 선배,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입차주들의 좋은 친구를 자임하는 조병순 이사를 만나봤다.



짧지만 강렬했던 ‘한달간의 경험’
설 명절을 앞둔 지난달 1일 조병순 이사는 보름간의 부산, 경남지방 출장을 마치고 보름 만에 서울 본사에 밝은 얼굴로 출근했다.

조 이사는 “새해를 맞아 부산, 경남지역에서 고생하고 있는 차주들을 만나 새해 인사를 나누고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내가 중재를 하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오는 길”이라고 말했다.

조병순 이사가 강동물류의 차량 관리 업무를 맡은 지는 어느덧 3년이 됐다. 조 이사는 “평생 물류와 관련 없는 일을 했다. 그러다 3년 전 한 달 정도 17톤 화물차 운전을 하다 차량 관리 업무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한 달간의 17톤 화물차 운전은 평생 처음 해본 값진 경험이자 차량 관리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솔직히 이야기했다.

그는 “처음 화물차 운전을 시작했을 땐 단순히 운전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루하루 일을 할수록 운전만큼 중요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규칙적으로 화물을 운송하기도 하지만 불규칙한 화물 운송도 많다. 운전만큼 자기관리에 철저해야 불규칙한 화물 운송 시스템에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화물차 운전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졸음’이었다. 충분한 수면을 하지 않으면 다음 운전에 무조건 지장이 있다. 피곤함을 느낀 상태에서 의 운전은 더 큰 긴장감을 들게 하며 더 많은 체력 소모를 요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로가 누적되면 푸는 일은 쉽지 않다. 평상시 충분한 휴식으로 피로가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잘 먹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 등을 통해 화물, 택배하시는 분들이 빵, 라면 등으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는 모습을 많이 보셨을 것이다. 나 또한 시간에 쫓기다 보니까 한 달 동안 밥 한 끼를 제대로 먹지 못했다”며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니 힘도 없고 소화불량 등 다른 문제로 이어졌다”며 잘 먹는 것이 컨디션 관리에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는 “한 달간의 화물차 운전을 통해 경험한 여러 고충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기사분들의 고충의 0.01%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차주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물류센터, 화주와의 갈등이 가장 많아”…‘경청’ 통해 중재
조병순 이사는 이번 출장으로 차주들과 더 돈독한 관계를 맺고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만족했다. 조 이사는 지난 보름 동안 부산, 경남지역을 돌며 전 차주들과 1대1 면담을 통해 새해 인사를 나누고 불만·불편사항 청취 및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복귀했다. 본사로 돌아와선 면담 결과에 대한 정리와 면담 처리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설 연휴 이후에는 부산, 경남을 제외한 남부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에 모든 차주를 만날 계획이다.

조 이사는 “차량관리팀이라고 하면 차량을 관리한다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차량을 운전하는 차주분들과 소통을 통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주요 업무”라고 소개했다. “화물차 차주는 회사에 속해 있지만 매일 회사 출근하지 않는다. 각자 정해진 일터로 출근하고 일한다. 그래서 본사와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내가 차주들과 좋은 친구가 됨으로써 본사와의 원활한 소통, 각종 고민 등을 함께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 6개월간 차주들이 가장 많이 문제를 제기 한 부분은 물류센터나 화주와의 불화 문제였다. 예를 들면 한 차주가 10곳의 배송점포를 돌았는데 물류센터 임의로 배송점포를 늘리거나 다른 동료와 비교, 힘든 코스 배정, 낮은 운임 책정 등의 불만이 많다고 했다.

조 이사는 물류센터나 화주와의 불화 중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이라고 말했다. “많은 차주가 물류센터나 화주와 불화 문제를 겪고 있지만 쉽게 말하지 못한다. 혹시 말하게 되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때론 차주분들의 친구가 되어 차주분들의 입장에서 불만 사항 또는 불합리한 점을 차분히 경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민을 털어놓은 것만으로도 한결 편안해진 기사분들도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물류센터나 화주의 입장도 경청한 후 자리를 만들어 서로 양보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안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조병순 이사의 또 다른 업무는 운전연수 및 교육이다. 모든 기사가 화물차 운전을 위해 대형면허를 소지하고 있지만 대형차를 운전해볼 기회는 많지 않다. 그는 “화물차 운전을 처음 시작하면 많은 분이 운전에 어려움을 겪는다. 차주들의 능력에 따라 1박 2일부터 일주일씩 함께 다니며 운전 연수를 한다. 이 기간에는 운전연수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도 함께 이뤄진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화물차 운전을 힘든 일로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결코 쉽지는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힘든 시기를 지나 노하우가 쌓이면 못할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일의 보람을 느낄 수 있으며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일자리”라고 설명했다. 조 이사는 교육을 통해 단순 차량관리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차주와의 관계를 형성을 최우선을 하고 있다. 추후 업무상 고민상담, 매출문제, 개인적인 문제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해선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 소통 통해 차주와 함께 성장할 것”
조병순 이사가 낯선 물류현장의 일선에서 3년간 일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적이 언제였는지 물었다. 이에 조 이사는 “차주들이 반가운 얼굴로 맞아주고 힘들지만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할 때가 가장 뿌듯하고 행복하다. 첫 만남 때는 밝고 건강했던 차주가 근심 가득하거나 초췌한 모습을 보이면 가장 안타깝다. 하지만 힘들어하는 차주를 위해 더욱 열심히 뛰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태어나 바로 뛰는 사람은 없다. 셀 수 없이 많이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면 걷게 되고 더 나아가 뛰게 된다. 어떤 일이든 처음 시작할 때는 힘들다. 차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조금만 인내를 가지고 업무에 임하면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 이사는 “다양한 차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의 세상이 얼마나 작았는지 느끼며 차주들을 통해 세상을 배우기도 한다. 또한 차주들의 다양한 경험 속에서 해결책을 찾기도 하는 등 차주와 함께 성장하는 즐거운 시간”이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관한 질문에 조 이사는 “항상 교육 부분에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보다 더 질 좋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영상교육, 간접체험 교육, 현장교육 등을 통해 차주들이 쉽게 일을 이해하고 배우는 데 도움을 줄 계획이다. 또한 물류센터, 화주도 더 좋은 관계를 위해 접촉시간을 늘려갈 계획이며 사무실에 머무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 더 자주, 많은 차주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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